[사설] 이동 늘어나는 설 연휴, 감염병 관리 느슨해져선 안 된다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이동 늘어나는 설 연휴, 감염병 관리 느슨해져선 안 된다. (CG=중앙신문)

설 연휴는 이동과 모임이 집중되는 시기다. 가족과 이웃을 잇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감염병 관리에 각별한 경계가 요구되는 고비이기도 하다. 사람에게는 호흡기·수인성 감염병이, 가축에게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위협이 된다. 명절이라는 이유로 방역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질병관리청이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입국자 감염병 관리 강화를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입국자에 대한 무료검사 시행과 함께, 노로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에 대한 경계를 거듭 당부했다. 고위험군 예방접종 권고 역시 개인의 건강을 넘어 공동체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동물 감염병 또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화성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 전국 곳곳에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명절 기간 사람과 차량 이동이 늘어나면 방역 관리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축 전염병은 한 번 확산되면 지역 축산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로 이어진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은 대상은 달라도 대응 원칙은 다르지 않다. 이동 관리, 위생 수칙 준수, 증상 발생 시 신속한 신고와 조치가 기본이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음식 위생 관리 같은 일상의 실천이 사람을 지키고, 농장 출입 통제와 소독 같은 기본 방역이 가축을 지킨다. 기본이 무너지면 어떤 대책도 힘을 얻기 어렵다.

정부와 관계 기관의 역할은 이 시기에 더욱 분명해야 한다. 설 연휴에도 감염병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방역 조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동시에 과도한 불안을 조성하기보다 정확한 정보와 실천 지침을 명확히 전달하는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방역은 통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울러 연휴 기간 의료·방역 대응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문 여는 의료기관과 선별 진료, 검사 체계에 대한 안내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고, 현장 인력이 과부하에 놓이지 않도록 지원도 필요하다. 위기 대응은 계획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연휴 기간에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하는지가 방역의 성패를 가른다.

그러나 방역의 최종 책임은 현장과 개인에게 있다. 증상이 있는데도 이동을 강행하거나, 방역 수칙을 형식적으로만 지키는 순간 위험은 커진다. 명절 분위기에 따른 느슨함이 가장 큰 변수다. ‘설마라는 안일함이 감염 확산의 출발점이 된 사례는 이미 반복돼 왔다. 설 연휴 감염병 확산 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공동체의 책무다. 이동이 많아질수록 경계는 더 단단해져야 한다. 사람도 가축도 예외는 없다. 이번 설이 감염병 확산의 고비가 아니라, 모두가 기본을 지켜낸 시간으로 남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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