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교육 자율감사 확대, 통제에서 신뢰로 가는 길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인천교육 자율감사 확대, 통제에서 신뢰로 가는 길. (CG=중앙신문)

감사는 본래 행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감사는 종종 통제와 위축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교육 활동보다 서류와 절차가 앞서고, 사후 지적과 책임 추궁이 반복되면서 현장은 점점 방어적으로 변해 왔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인천광역시교육청이 2026년 자체감사 운영 방향을 현장 지원과 소통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자율감사 확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2026년 자체감사를 통해 지적·처벌 위주의 감사에서 벗어나 컨설팅 감사와 예방 감사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학사 일정을 고려해 감사 시기를 조정하고, 자율 점검표를 간소화해 현장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특히 자율감사 범위를 공립유치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상대적으로 행정 인력이 부족한 유치원 현장에서 반복돼 온 감사 부담을 고려하면, 늦었지만 필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자율감사는 감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후 적발 중심의 감사에서 벗어나, 스스로 점검하고 사전에 바로잡는 구조로 옮기겠다는 선택이다. 감사의 초점을 통제에서 책임으로, 외부 지적에서 내부 관리로 이동시키겠다는 뜻이다. 교육 현장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것도 이런 방향의 감사였다. 사소한 실수까지 처벌의 잣대로 재단하는 감사는 행정의 질을 높이기보다 형식주의와 책임 회피를 낳아 왔다.

물론 자율감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분명한 전제가 필요하다. 자율은 곧 책임이어야 한다. 형식적인 자기 점검이나 관행적인 체크리스트로 흐른다면 자율감사는 면책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래서 인천시교육청이 함께 밝힌 교육비리 무관용 원칙과 갑질 근절 대응체계는 중요하다. 지원과 예방은 강화하되, 고의적 위법이나 반복되는 비리는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기준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컨설팅 감사 역시 마찬가지다. 현장을 돕는 감사가 되려면 감사 주체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뒷받침돼야 한다. 문제를 함께 진단하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지원형 감사는 말뿐인 구호에 그칠 수 있다. 자율감사 확대는 감사 인력의 역량 강화와 함께 갈 때 비로소 제도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인천시교육청의 방향 설정은 긍정적이다. 감사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행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장치여야 한다. 교육 현장을 불신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감사에서 벗어나, 함께 문제를 찾고 고치는 구조로 나아가겠다는 선택은 평가할 만하다.

자율감사는 신뢰를 전제로 한다. 그 신뢰는 선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천교육의 이번 선택이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로 이어질 때, 감사에 대한 오래된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자율감사 확대가 인천교육 행정의 성숙을 보여주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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