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 중심 기관’에서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제도 시행, 파크골프장 조성 갈등, 제2매립장 사후관리, 해외 자원화 사업 확대 등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시점이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송병억 사장을 만나 지난 2년간의 변화와 성과, 남은 과제,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전략을 들었다. 인터뷰는 미래 방향을 중심으로 보다 폭넓게 정리했다.
지난 2년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취임 이후 공사의 전략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꾼 송병억 사장은 인터뷰 내내 ‘주민과 상생’과 ‘자원순환’이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그는 “매립지는 이제 단순한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니라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 공간”이라고 강조하며 변화된 현장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주민지원기금 5071억원…실질적 삶의 질 변화 체감
축제·문화공간으로 변화…드림파크 방문객 22만 명
송 사장이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주민지원기금이었다. “1992년부터 반입수수료의 10%를 주민지원기금으로 적립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약 5071억원이 조성됐고, 이 기금이 주거환경개선, 장학금, 건강검진, 공동관리비 지원 등 실질적인 복지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는 주민지원기금이 단순한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매립지와 지역이 관계를 재정립하는 구심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구 일대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교육·복지 분야 지원사업이 늘면서 “매립지가 지역을 위해 존재한다는 신뢰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부터 본격 운영된 농구장·배드민턴장·탁구장 등 주민편익시설은 매립지 이미지 변화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송 사장은 “처음엔 매립지에 체육시설을 만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크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43만㎡ 규모의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는 공사가 ‘지역과 함께 만들어온 공간’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년 넘게 직원들과 지역주민이 함께 가꾼 곳입니다. 작년부터 봄·가을 계절꽃 축제를 다시 열기 시작했고, 최근 국화축제에는 22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이곳을 찾은 분들이 매립지의 긍정적 변화를 직접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드림파크는 ‘모범도시숲’, ‘아름다운 도시숲’ 등 산림청 선정으로 환경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연간 54만 명이 방문해 주변 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원순환체제로의 전환…사명 변경은 상징이자 방향
직매립 금지 시대…구조 개편 없이는 공사도 지속 어려워
현재 공사법 개정안에는 사명 변경이 포함돼 있다. 송 사장은 이 변화가 단순한 이름 교체가 아니라 “공사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자원순환공사’로 바뀌면 매립 중심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국가 자원순환 기술의 중심기관이라는 위상을 갖게 됩니다.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재활용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까지 확대됩니다.”
그는 현재 전국 폐기물 처리시설 검사, 재활용 환경성 평가, 환경신기술 현장평가 등 국가가 맡겨온 역할을 “자원순환 중심으로 재정비해 공사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년 시행 예정인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는 수도권매립지의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반입폐기물이 크게 줄면 공사 재정도 타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자원순환 중심 구조로 전환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업과 새로운 자원화 기술을 도입해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습니다.”
송 사장은 “이제는 매립업무만으로 공사를 운영할 수 없다”며 “자원 회수·에너지화·전문인력 양성 등 공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분야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매립장은 공공성과 안전이 최우선…장기 관리 필수
해외에서도 K-환경기술에 주목…8개국 협력 진행 중
제2매립장은 현재 최종복토 공사 입찰 과정에 있다. 내부에서는 폐기물이 계속 분해되고 있어 공원이나 레저시설처럼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2018년 매립이 종료됐지만 안정화까지 최소 30년 이상 필요합니다. 어떤 시설이 들어오든 공사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상부 토지 활용 방안은 기후부·지자체·지역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며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2023년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그 이후 해외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몽골·파나마·볼리비아 등 8개국에서 매립가스 포집·자원화 사업을 진행하거나 사업타당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방문해 공동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송 사장은 한국적인 매립·자원화 기술이 해외 현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했다.
“공사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검증된 만큼, 해외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공·민간·금융기관과 협력하는 체계를 갖춰 해외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장 조성 갈등…‘조례와 현실 충돌’이 본질
주민 요청으로 시작된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이 인천시 조례 개정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공사는 매립장 사후관리를 책임져야 합니다. 매립가스, 침출수, 지반침하 등 안전과 환경 문제를 관리해야 하는데 조례 개정으로 공사의 역할이 제한되는 상황입니다.”
송 사장은 조성을 계속 추진할 뜻을 밝히며 “수십 년간 매립지를 감당한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보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립지 이관 논의…합의사항 선행 없이는 불가
“지역과의 신뢰, 공사의 존재 이유”
인천시가 요구한 매립지 이관 관련 조례가 통과됐지만, 공사는 기존 4자협의체 합의를 근거로 “선결조건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주민 갈등 해결 방안을 인천시가 제시해야 합니다. 그 내용이 충족돼야 이관 논의가 가능합니다. 합의사항은 지켜져야 합니다.”
인터뷰 후반부에서 송 사장은 자신의 출신을 언급했다. “저는 인천 서구에서 나고 자란 사람입니다. 매립장 조성 당시 반대운동에 참여했던 주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역과의 상생이 공사 운영의 핵심 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수도권매립지는 이제 국가 대표 자원순환기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변화였습니다.”
송 사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환경 개선사업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환경·문화 프로그램 확대 등으로 “지역과 공사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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