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국내 장기 연구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뚜렷한 예방 효과가 확인돼, 위 질환 치료를 넘어 만성질환 예방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과 함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 846명을 최대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제균 치료를 받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약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세부 분석 결과 여성에게서 예방 효과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1.61배 높았으며, 50세 이상 여성은 1.53배까지 증가했다. 반면 남성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헬리코박터 감염이 만성 위염과 위궤양뿐 아니라, 전신 염증과 칼슘 흡수 저해를 통해 골밀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2017년 기준 국내 16세 이상 인구의 44%가 감염돼 있는 흔한 세균이다. 반면 골다공증은 50세 이상 여성의 37.3%가 앓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골절 발생 시 사망률과 의료비 부담이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을 넘어,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헬리코박터 관리가 국민 건강 증진에 폭넓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서는 감염 확인과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예방 전략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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