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이건구 기자]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채소와 과일 값은 어떨지부터 걱정됩니다.” 곧 취임 2주년을 맞는 구리농수산물공사(이하 공사) 김진수 사장의 첫 마디다. 비가 오면 짚신장수 아들이 걱정되고, 날이 맑으면 우산장수 아들이 걱정되는 엄마의 마음 같다고 할까. 경매가가 낮으면 농어업인이 걱정되고, 경매가가 높으면 소비자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30여 년간 잔뼈가 굵은 농수산 유통 전문가인 김 사장은 지난 2023년 8월 25일 취임 이후 공사 및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도매시장)의 안정화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 결과 도매시장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개설자 평가에서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중 당당히 전국 1위를 차지했으며, 공사 또한 행정안전부 경영평가 특정 공사·공단에서 5년 연속 1위의 명예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도매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취급 품목의 다양화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농산과 수산 품목에만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사에서는 축산, 약용작물, 양곡 등 다양한 유통 품목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면서 전국 공영도매시장과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특히 “공사와 도매시장이 일부 정치인의 정치적 득실과 중도매인을 포함한 상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는 공사에서 이들의 욕구에 맞는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하면서 시와 시의회, 그리고 중도매인을 비롯한 유통 상인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사의 문제점과 현 상황에서의 어려움은?
현재 우리 공사는 여러 외부 환경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는데다가 30년 가까이 된 노후 시설로 인해 임차인 감소와 공실 문제가 생기면서 수익성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한 온라인 도매시장 확산이나 대형마트·유통업체의 직거래 확대 같은 유통 구조 변화로 인해 대표적인 오프라인 시장인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물량이 감소하는 실정이다. 제도적인 부분에서도 시장 사용료와 시설 사용료가 법정 요율에 묶여 있다 보니 수입 면에서 한계가 따른다. 더욱이 올해 말 지방세 특례가 일몰되는 시기로, 감면 연장이 어렵거나 최소납부세제가 적용된다면 공사 재정은 매우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사에서는 시설 현대화, 유통 변화에 맞춘 대책 마련, 그리고 제도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출하자와 소비자를 위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유통인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공사에서 현재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공사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新 경기형 친환경 학교급식 사업’이다. 이 사업은 도매시장의 인프라를 활용해 구리시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친환경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학생의 건강 증진과 학부모의 신뢰 확보는 물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 실현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지난 6월 구리여자중학교와의 시범사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7월에는 공급업체와 배송업체를 선정하고 수·발주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9월부터 시작될 시범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시범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관내 중·고등학교 16개교를 목표로 ‘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올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은 본 사업을 위한 구리시 조례 개정과 예산 확보다. 구리시와 구리시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구리시 이슈가 됐던 황산 활어상인 유치와 관련한 공사 입장은?
수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하남 황산 대형 활어상인 유치를 추진했으나, 안타깝게도 건축주의 축조 지연과 시의회 및 일부 언론의 비판적 여론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해당 중도매인의 이전이 무산됐다.
수산물 활어 집하장은 수산부류 활성화 시설로 사용할 예정이며,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외부 전문기관의 용역을 통해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존폐 위기에 있는 수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유통인과 함께 고심하고 다각적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추진 상황은?
올해 구리E-커머스 신성장 첨단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해 예비타당성조사 현장 실사를 마쳤고, 도매시장 도시관리계획 변경 검토 계획을 수립해 구리시에 제출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곧바로 도매시장 이전 타당성조사와 마스터플랜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공사에서는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해 최첨단 도매시장을 조성하고, 물류시설뿐 아니라 주거·문화·금융·의료·교육·연구 기능이 어우러진 최첨단 복합 사업단지로 구상해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가겠다.
#사장 취임 2주년이 다가오는데 그간의 성과와 아쉬운 점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일 중심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1본부 1단 4처 15개 팀을 1본부 1단 5팀으로 축소하고 파트장까지 업무를 부여해 업무 효율을 높였으며,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미래전략 사업 수행을 위해 인력을 재배치했다.
사회공헌 전담부서에서는 구리시와 함께 과일 나눔, 어린이 장터놀이, 사랑의 김장 나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 지난해 국내 최초로 ‘상생경영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이는 지역사회와의 상생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핵심사업인 新 경기형 친환경 급식사업을 위해 전문위원을 영입하고 신사업 파트를 신설해 드디어 9월이면 첫 삽을 뜨게 된다. 또한 시장 이용 편의를 위해 각종 시설을 개선했으며 추진 중이다.
악취 저감을 위해 부산물 냉동설비를 설치하고 고성능 스티로폼 감용기도 설치 중이며, 주차 무인시스템을 고도화해 지난 7월 도입해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위생 강화를 위해 단계적 화장실 리모델링과 함께 물정화처리장 시설물 개선 등 환경 개선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인증을 취득했다.
아울러 지난해 공간개선사업인 유니버설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돼 5억여 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외 공정채용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고 ESG 심층평가에서도 우수기업으로 인증받았다.
특히 도매시장 유통과 물류 활성화 촉진을 위해 블라인드 경매와 전자 송품장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유통인 영업 활성화를 위해 기존 거래금액 100%였던 시장 사용료 부과체계를 거래금액 75%와 무상 면적비율 25%로 변경해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수산부류 상장 예외 품목을 107개로 확대해 거래 품목 다양화도 꾀했다.
아쉬운 점은 역시 하남 대형 활어상인 유치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이다. 대형 활어상인 유치 후, 대형축산상인, 양곡시장 등 품목 다양화를 꾀하여 거래를 활성화하고자 했던 구상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지만, 남은 임기 동안 도매시장 활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공사 전 직원과 함께 집중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올해 12월 31일부로 지방세 특례가 일몰된다. 지방 도매시장 여건상 지방세를 납부하게 되면 소상공인은 물론 결국 출하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공사 존립 위기까지 봉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방세 감면과 함께 최소납부세제 또한 지속적으로 유예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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